경제

전기차 타이어 시장의 대전쟁 – 한국 3사의 기술 경쟁과 글로벌 전략

경제야 살자 2025. 3. 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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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최적화된 타이어 개발에 집중하며 시장 선점
전기차에 최적화된 타이어 개발에 집중하며 시장 선점

전기차 질주에 맞서 타이어도 진화한다… 국내 3사의 ‘전기차 타이어 전쟁’

  2025년 3월, 한국의 타이어 산업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다시 한 번 대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타이어 제조사들도 더 이상 단순한 부품 공급자가 아닌 ‘미래 모빌리티 파트너’로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 국내 대표 타이어 3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타이어 개발에 집중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불을 지폈다.

■ 전기차 타이어는 왜 다를까?

전기차 타이어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용 타이어와 확연히 다르다. 전기차는 구조적으로 배터리 무게 때문에 더 무겁고, 정지 상태에서의 토크(가속력)가 매우 크다. 이 때문에 타이어는 더 강한 내구성과 접지력, 소음 저감 기술, 회생 제동에 최적화된 구조를 요구받는다. 또한 전기차의 장점 중 하나인 ‘조용한 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타이어 소음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기술적 변화는 단순한 디자인의 차이를 넘어서 타이어 소재, 접지 패턴, 내부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기술력, 연구개발(R&D) 투자, 소재 혁신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 한국타이어, 프리미엄 전기차용 ‘아이온 시리즈’로 유럽 공략

  국내 타이어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발 빠르게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 진입했다. 특히, ‘아이온(iON)’ 시리즈는 전기차 전용 프리미엄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이 타이어는 조용함과 강한 마모 저항성을 갖췄으며, 독일 아우디의 e-트론, BMW i4, 테슬라 모델3 등에 공급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유럽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독일 하노버에 위치한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유럽 기후에 특화된 타이어도 개발 중이다. 특히 유럽의 고속도로 주행 테스트를 통과한 전기차 타이어는 아시아권 시장에서도 신뢰도 높은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 금호타이어, 미래 모빌리티 파트너로 도약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e-cology’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체 개발한 저소음 기술인 ‘사일런트폼’과 ‘에코타이어’ 기술을 접목해, 승차감과 효율성 모두를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시리즈에 공급되며 국산 전기차와의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최근 금호타이어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 타이어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타이어 내부에 센서를 삽입해 마모 상태, 압력,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로, 자율주행 시대에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넥센타이어, 가성비·기술력으로 승부… 북미 시장 정조준
 
  넥센타이어는 가격 대비 성능에서 강점을 내세우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출시한 ‘엔블루 EV’는 현대차, 기아차의 전기차 라인업뿐 아니라 미국 스타트업 기업들의 전기차 모델에도 장착되며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넥센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디자인 시스템’을 통해 전기차 주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별 맞춤형 타이어 개발을 시도 중이다. 이는 대량 생산보다는 ‘맞춤형 전략’으로 전기차 고객들의 니즈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 시장은 아직 성장 초입… 2030년까지 기회는 커진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은 2024년 약 130억 달러 규모였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과 북미 지역은 친환경 정책 강화와 인프라 확대에 힘입어 전기차 보급률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게는 도전이자 기회의 시장이다.

다만, 일본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콘티넨탈 등 전통 강호들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 것이 과제다. 또한, 배터리 기술 변화에 따라 타이어의 요구 성능도 지속적으로 변할 수 있어 유연한 R&D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타이어는 ‘주행’이 아닌 ‘경쟁력’이다
  전기차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고, 타이어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단순한 주행 보조 역할이 아닌, 효율·안전·주행거리·정숙성 등 전기차의 모든 퍼포먼스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 된 것이다.

한국의 타이어 3사는 이제 부품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기술 혁신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쟁의 끝은 단순한 타이어 판매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한국 기술력’의 입지를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다. 앞으로 5년, 한국 타이어 산업의 선택과 집중은 한국 제조업의 위상을 다시 쓰게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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